세 번 미뤄진 '코인 세금', 이번엔 진짜 시행되나
가상자산 투자 수익에 세금을 매기는 방안이 다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습니다. 2020년 소득세법 개정으로 도입 근거가 마련된 이후 시행 시점은 2022년 → 2023년 → 2025년 → 2027년으로 세 차례나 미뤄졌는데요, 이번에는 정부가 "더 이상의 유예는 없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못박았습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7월 29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가상자산 과세 유예 가능성에 대한 질의에 예정대로 내년부터 과세를 시행할 방침이라고 답했습니다. 현행 소득세법상 가상자산 과세 시행일은 2027년 1월 1일이며, 국회에서 별도의 유예 법안이 통과되지 않는 한 이 날짜 이후 발생하는 가상자산 양도·대여 소득부터 과세 대상이 됩니다.
다만 업계 안팎에서는 여전히 신중론도 나옵니다. 자본시장연구원 측은 최근 보고서에서 대여 이익·에어드랍·하드포크·채굴·스테이킹 등 다양한 소득 유형에 대한 과세 기준이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며, 네 번째 유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진단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가상자산 세금, 얼마나 내야 할까?
현재 법 구조를 기준으로 하면 계산 방식은 비교적 단순합니다.
- 소득 구분: 가상자산 양도·대여로 발생한 소득은 '기타소득'으로 분류
- 기본공제: 연간 손익을 통산한 뒤 250만원 공제
- 세율: 공제 후 남은 금액에 소득세 20% + 지방소득세 10% = 실효세율 22%
예를 들어 한 해 동안 가상자산 투자로 1,000만원의 수익을 냈다면, 250만원을 공제한 750만원에 22%를 적용해 약 165만원의 세금이 발생하는 구조입니다. 신고는 다음 해 5월 종합소득세 신고 기간에 기타소득 분리과세 방식으로 이뤄지며, 여러 거래소를 이용했다면 전체 거래 내역을 합산해 계산해야 합니다.
취득가액 산정에는 실제 매수금액과 수수료 등 부대비용을 더한 총평균법(동일 자산의 평균 매입단가 적용)이 쓰이며, 국세청은 시가고시사업자가 2027년 1월 1일 0시 기준으로 공시한 가격 평균 등을 활용해 가상자산별 가격을 산정할 예정입니다.
"손실은 이월 안 되는데 수익만 과세?" — 남은 쟁점
국회에서는 현재 과세 방식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가상자산 소득이 '기타소득'으로 분류되면서 손실 이월공제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이 대표적입니다.
예를 들어 올해 1,000만원을 잃고 다음 해 500만원을 벌었다면 전체적으로는 500만원 손실이지만, 현행 구조에서는 다음 해에 발생한 500만원 수익분에 대해 과세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에 정부 측은 주식 투자 역시 손실 이월공제가 적용되지 않는 상황을 들어 형평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시행 이후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면 검토할 여지는 남겨뒀습니다.
가상자산을 주식처럼 '자본이득'으로 분류해 과세해야 한다는 의견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는데요, 자본이득 체계로 전환하려면 가상자산뿐 아니라 자본시장 전체를 함께 들여다봐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거래 추적 시스템, 준비는 됐나
국세청은 2022년부터 가상자산사업자가 제출하는 거래 자료를 수집·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왔습니다. 하지만 해외 거래소 이용이나 개인 간 거래, 다양한 형태의 가상자산 서비스까지 촘촘히 파악할 시스템은 아직 구축이 진행 중인 단계입니다.
특히 에어드랍(조건 충족 시 무상 지급)이나 스테이킹(보유 자산 예치 후 보상 수령)처럼 일반적인 매매와 다른 방식의 소득을 언제 발생한 것으로 볼지, 취득 가격을 어떻게 산정할지에 대한 세부 기준도 추가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투자자가 지금부터 챙겨야 할 것
과세가 예정대로 시행되면 코인을 사고파는 일반 투자자도 세금 신고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 준비해두면 좋은 것들입니다.
- 이용 중인 거래소별 거래 내역을 정기적으로 백업해두기
- 여러 거래소를 이용한다면 손익을 통합 관리할 수 있는 방법 마련하기
- 해외 거래소나 개인 지갑을 쓴다면 거래 기록 관리를 더 꼼꼼히 해두기
- 연간 손익이 250만원 공제 기준을 넘는지 미리 가늠해보기
가상자산 시장은 24시간 거래되고 거래 방식도 빠르게 다양해지고 있는 만큼, 신고 시점이 닥쳐서 기록을 찾기 시작하면 곤란을 겪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마무리 (필자 의견)
세 번이나 시행이 미뤄졌던 전례가 있다 보니, 이번에도 "정말 시행될까?"라는 물음이 따라붙는 건 자연스러운 반응인 것 같습니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이번엔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고 봅니다. 정부가 유예 법안을 별도로 통과시켜야만 연기가 가능한 구조인 데다, 최고 정책 책임자가 국회에서 직접 예정대로 시행하겠다고 밝힌 만큼 무게감이 다르거든요.
물론 손실 이월공제 미비나 에어드랍·스테이킹 과세 기준 같은 숙제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될지 안 될지"를 지켜보기보다, 거래 내역을 미리 정리해두는 쪽이 훨씬 현명한 대응이라고 생각합니다. 세금 제도는 늘 그렇듯 준비된 사람에게만 손실을 줄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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