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료 상·하한선, 동시에 손본다
정부가 건강보험료 부과 체계를 큰 폭으로 개편합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7월 23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 소위원회에 건강보험료 상한선과 하한선을 동시에 조정하는 개편안을 보고했는데요. 초고소득자의 보험료 부담을 늘리는 동시에, 26년째 사실상 동결돼 있던 최저 보험료 기준도 현실화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아직 최종 확정된 제도는 아니고, 개편을 추진하는 단계라는 점을 먼저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초고소득자 보험료, 월 최대 612만원으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상한선 인상입니다. 직장가입자의 보수월액 보험료 상한 기준이 지난해 평균 보험료의 30배에서 40배로 올라갑니다. 이에 따라 직장가입자가 부담하는 월 보험료 최고액은 현재 459만원에서 612만원으로, 153만원가량 늘어납니다.
월급 외 소득에 부과되는 보험료와 지역가입자의 보험료 상한 기준도 평균 보험료의 15배에서 20배로 함께 높아지면서, 이쪽 역시 월 상한액이 612만원으로 맞춰집니다.
이번 상한선 인상의 적용 대상은 직장가입자 상위 0.04%(약 7060명)와 지역가입자 상위 0.02%(약 1891세대)로, 실제 영향을 받는 인원은 극소수입니다. 정부는 이를 통해 연간 약 1751억원의 건강보험 재정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26년 만에 손보는 최저 보험료
하한선 쪽 변화도 눈여겨볼 부분입니다. 현행 최저 보험료 기준은 2000년 국민건강보험법 제정 당시 정한 최저보수 월 28만원을 그대로 유지해온 터라, 현실과 괴리가 크다는 지적이 꾸준히 있었습니다. 정부는 이번 개편에서 직장가입자의 하한 기준을 최저임금과 연동하는 방식으로 바꾸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직장가입자의 최저 본인 부담 보험료는 현재 월 1만80원에서 2만2260원으로, 두 배 이상 오릅니다. 지역가입자의 최소 보험료 역시 현행 2만160원에서 2만2260원으로 소폭 상승해, 직장가입자 하한의 절반 수준에서 형평을 맞춥니다.
하한선 조정 대상은 직장가입자 하위 1%(약 19만3000명)와 지역가입자 하위 50.7%(약 486만가구)로, 상한선 대상보다 훨씬 많은 저소득층이 영향을 받습니다. 정부는 이를 통해 연간 약 1417억원의 추가 수입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저소득층 부담은 단계적으로
다만 하한선 인상이 저소득층 부담을 갑자기 키울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해, 정부는 인상분을 단계적으로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2027년 1월부터 2028년 12월까지는 인상분의 50%만 반영하고, 2029년 1월부터 전액 적용하는 방식입니다.
확보된 재정, 어디에 쓰이나
정부는 이번 개편으로 특정 소득층에 집중됐던 부담 완화 혜택을 줄이고, 부담 능력에 맞춰 보험료를 매기는 소득 중심 부과 체계를 강화한다는 방침입니다. 이를 통해 확보되는 재원은 지역 의료와 필수·중증질환 지원 등에 활용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마무리하며
개인적으로는 이번 개편안이 '형평성'이라는 방향 자체는 합리적이라고 봅니다. 26년째 월 28만원 기준에 묶여 있던 최저 보험료를 현실화하는 건 늦은 감이 있을 정도고요. 다만 지역가입자의 절반 이상, 직장가입자 하위 1%가 하한선 조정 대상에 포함된다는 점에서, 저소득층 입장에서는 단계적 적용이라도 체감 부담이 작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아직 건정심 소위 보고 단계이므로 최종 확정안이 나오면 세부 내용은 달라질 수 있는데, 확정되는 대로 다시 정리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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